스페인 속의 다른 나라,
카탈루냐의 영혼 '몬세라트'

바르셀로나를 여행하다 보면
곳곳에서 노랑과 빨강 줄무늬가 그려진
깃발(에스텔라다)을 볼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스페인 사람이기 이전에
'카탈루냐 사람(Catalan)'이라 부르는 이들.
그 지독하고도 뜨거운 자부심의 뿌리가
어디인지 궁금하다면, 망설임 없이 기차를 타고
몬세라트(Montserrat)로 향해야 합니다.

"노란 케이블카는 카탈루냐의 의지를 닮았다"
사진 속 절벽을 가로지르는
노란 케이블카(Aeri de Montserrat)는 단순한 관광용이 아닙니다.
1930년, 이 험준한 바위산에 길을 내고 수도원을
지키려 했던 카탈루냐인들의 집념이 담긴 상징물이죠.
케이블카 창밖으로 펼쳐지는 '요브레가트 강' 줄기는
카탈루냐 산업화의 젖줄기이기도 합니다.
거대한 바위 기둥 사이를 스치듯 지나갈 때 느끼는 짜릿함은,
척박한 환경을 일구어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을 만들어낸
이 지역 사람들의 강인함을 닮았습니다.


검은 성모상,
카탈루냐의 어머니 '라 모레네타(La Moreneta)'
왜 이곳이 카탈루냐의 성지일까요?
바로 수도원에 안치된 '검은 성모상' 때문입니다.
검은 성모상의 전설:
아주 먼 옛날,
목동들이 산속 동굴에서 신비로운 빛과
노래 소리를 따라갔다가
'검은 성모 마리아상'을 발견했대요.
너무 무거워 산 아래로 옮기려 해도 움직이지 않아,
결국 "성모님이 이곳에 머물고 싶어 하시는구나!" 하며
그 자리에 수도원을 지었다는
로맨틱한 전설이 내려옵니다.
과거 독재 정권 시절 카탈루냐어 사용이 금지되었을 때도,
사람들은 이곳 몬세라트에 모여 몰래 카탈루냐어로 기도하고
노래하며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켜냈습니다.

사진 속 벽화를 보면 민중들이
나귀를 타고 산을 오르는 모습이 보이죠?
이들에게 몬세라트는 단순한 종교 시설을 넘어,
외세의 압력으로부터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를 지켜준 '최후의 보루'였습니다.

65도 수직 벽 위의 명상,
산트 조안 푸니쿨라
카탈루냐인들은 이 거친 바위산을
'톱니 모양의 산'이라고 불렀습니다.
사진 속 산트 조안 푸니쿨라를 타고
65도의 경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왜 가우디가 이곳에서
'자연이 곧 신의 건축물'임을 깨달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카탈루냐 평원은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동을 줍니다.
가우디는 생전
"내 건축의 모든 디자인은 몬세라트에서 왔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옥수수 모양 첨탑들은
이곳의 바위 봉우리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합니다.

몬세라트는 단순히 '경치가 좋은 곳'이 아니었습니다.
거친 바위가 주는 위압감과
그 품에 안긴 고요한 수도원의 평화가
묘하게 공존하는 곳이었죠.
바르셀로나 여행 중 하루쯤은 도시의 소음을 끄고,
이 톱니 모양의 산이 속삭이는
천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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