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ountain will always be there.
Your life doesn’t have to prove anything.”
"산은 늘 그 자리에 남아 있다.
삶은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멋진 말인 거 같다.
23년 여름
로키로 향하는 차 안에서 이 음악을 다시 들었다.
고등학교 야자 시간에 교복 깃을 세우고
그 안에 몰래 이어폰을 숨겨서
책상 서랍에는
번쩍번쩍 빛이 나는 유키 구라모토의 cd를 끼우고
파나소닉 CD 플레이어로 ㅋㅋㅋㅋ
아.. 그 시절.... 감성 넘치던 10대 고딩 ㅋㅋㅋㅋㅋ
그 시절 들었던
유키 구라모토의 음악,
그 앨범 재킷 사진 속.... 무대로
몇십 년이 지난 후에
실제로 가게 되다니
실화임? ㄹㅇ? ㅋㅋㅋㅋㅋ
지금 포스팅을 하면서 생각해 보니 참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정말 은혜 넘치는 삶을 살았구나 싶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23년 초행길에 간 레이크 루이스
이때는 그냥 레이크만 보고 발길을 돌렸는데

그때 호수를 보며 들었던
유키 구라모토의 레이크 루이스가 찰떡이었는지
언제나 즐거웠던
많이 웃었던 기억뿐인 고딩시절이
그리워서인지
매년 방문하고 있다.
혼자 이어폰을 끼고 호수를 바라보면
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이 아름답다고 생각된다.

24년엔 레이크 루이스를 다른 각도로 보고 싶어졌나 보다.
여름을 채 기다리지도 못하고
5월
아직 겨울이 묻어있는 로키에 다시 방문했다.
작년에 이어 또다시 레이크 루이스를 보고
위에서 보고 싶다는 무모한 생각을 품은 채 ㅋ
비하이브 정상으로 갔다.

벌집 모양으로 생겨서 비하이브다.

왜 ‘비하이브(벌집)’일까
리틀 비하이브와
빅 비하이브라는 이름은
정상에 올라서면 단번에 이해된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이 봉우리들은
레이크 루이스를 감싸는
벌집을 반으로 잘라 세운 형태와 닮아 있다.
하지만 많은 하이커들은 말한다.
“사진은 리틀 비하이브가 더 좋다"라고.





아그네스 호수,
산에서 숨을 고르는 장소
리틀 비하이브로 향하는 길에 만난
아그네스 호수(Lake Agnes)는
작고 조용하다.
이 호수의 이름은
과거 캐나다 총독 부인의 시녀 이름에서 유래했다.
주변보다 바람이 덜하고
햇볕이 잘 들어
체감 온도가 비교적 따뜻한 곳.
그래서 오래전부터
하이커들과 철도 노동자들이
자연스럽게 쉬어가던 장소였고
그 자리에 지금의 Lake Agnes Tea House가 남아 있다.
나 역시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차 한 잔으로 몸을 데웠다.
화장실도 들르고
다시 장비를 점검한 뒤
다시 위를 향해 발을 옮겼다.


눈 속에서 길을 찾다
고도가 올라갈수록
트레일은 완전히 사라졌다.
눈 위에 남은 발자국만이
길의 흔적이었다.
미끄러운 경사,
느려진 호흡,
점점 무거워지는 다리.
그때마다 들려오는 말들.
“You’re almost there.”
“Keep going.”
“You can do it.”
전 세계에서 모인 사람들.
서로 이름도 모르는 사이였지만
같은 산을 오르는 동료였다.




리틀 비하이브 정상, 그리고 선택의 결과
마침내 도착한
리틀 비하이브 정상.
아래로 펼쳐진 레이크 루이스,
겹겹이 둘러싼 록키 산맥,
봄과 겨울이 동시에 머물던 풍경.
그 자리에서
영상도 찍고,
사진도 남겼다.
그 사진들에는
풍경뿐 아니라
그날의 판단과 선택이 함께 담겨 있다.
빅 비하이브를 포기한 날, 더 많은 것을 얻었다
빅 비하이브에 오르지 못한 건
실패가 아니다.
그날의 조건에서
가장 현명한 선택을 했고
그 덕분에
이 경험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난
25년 여름에
드디어
빅비하브 정상에 올랐다.ㅋㅋㅋ
그 사진은 한 달쯤 뒤에 포스팅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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